애니 베어드의 "ᄉᆞᆼ리학초권"은 숭실학교에서 본인이 직접 강의를 담당하기도 했던 생리학 수업의 교재로 사용할 목적으로 직접 번역한 책으로 원서는 미국의 해부학자, 윌리엄 테이어 스미스의 책, The Human Body and its Health-a Textbook for Schools, Having Special Reference to the Effects of Stimulants and Narcotics on the Human System (New York, Chicago, Ivison, Blakman, Taylor & Company, 1884)이다. "ᄉᆞᆼ리학초권"은 애니 베어드가 서문 말미에서 “본 영문에 뜻에 의지해서 번역”했다고 밝혔듯 원서의 구성과 내용에 충실하게 번역되었다. 신체의 각 기관과 기능에 따라 나눠진 10개의 장과 각 소절들, 그리고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다룬 부록까지 동일한 제목의 목차가 그대로 사용됐고, 69개에 달하는 도판도 2개가 빠지고 새로 하나가 추가되는 정도로만 차이가 있을 뿐, 원서의 내용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또한 원서가 가진 일반적인 과학교과서의 특징, 즉 내용을 설명하는 본문과 더불어 배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연습 문제들을 포함하는 구성도 번역서 역시 교과서라는 점에서 그대로 차용되었다. 책의 마지막에는 “명목”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한글 자음 순과 알파벳 순으로 생리학 용어 278개를 나열한 색인이 붙어있는데, 한글 자음 순과 알파벳 순은 순서만 다를 뿐 동일한 항목이다. 이 부분도 원서의 구성과 동일한데, 원서의 색인 항목이 매우 상세하게 나눠진데 비해서는 다소 축약되었다. 다만 애니 베어드의 "ᄉᆞᆼ리학초권"은 각장의 말미마다 술, 아편이 인체 각 기관 및 기능에 미치는 폐해를 원서보다 강력하게 지적하고, 매우 강력한 어조로 금연, 금주 할 것을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