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우 지음, 오지석 편집, 심의용 해제 《박치우의 사상과 현실》, 도서출판 생각의 닻,2023
《사상과 현실》의 1부는 1945년 해방 이전 일제 강점기의 글들을 모은 것이다.
2부는 박치우가 귀국한 1945년 가을 이후, 즉 1946년 1월 이후부터 9월 이전까지 쓴 것이다.
이 해방 공간에서의 글들은 학술적 논문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사상으로서 실천적 참여에 비중을 두고 있는 글이다.
3부는 '새나라 건설을 위하여'라는 표제를 붙이고 있는데 모두 15편의 짧은 글들이다.
식민지 시기 글들이 이론적이라면 해방 공 간에서 글들은 실천적이다.
박치우는 《사상과 현실》 '서'에서 "지금까지의 조선의 현상은 '아카데미즘'은 '아카데미즘'대로 '쩌나리즘'은 '쩌나리즘'대로 마치 두 사람의 상관없는 이방인처럼
너무나 몰교섭적인 버려진 두 길을 거러왔던 것만 같다. 하지만 이래서 옳을가?"라는 고민을 한다.
이는 단지 박치우만의 고민이 아니라 어느 시대에도 지금 오늘날에도, 여전히 문제적인 주제다.
또한 박치우라는 철학자가 왜 아카데미를 떠나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분명한 사실은 그의 죽음은 그가 가진 철학과 역사적 자각의 실천이었고 강도 높은 당파적 이즘을 표현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죽음에는 식민지 시기와 해방에 걸친 다양한 사상적 조류의 역사적 흐름이 맞물려 있다.
때문에 학문적 영역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조명을 통해 박치우 의 죽음이 갖는 의미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다시 외로운 어둠에 서 나오기를 기대할 뿐이다.